서비스 소개 EN
을지로

도로명 이야기

살수대첩의 영웅, 을지문덕의 기개

을지로는 서울특별시 중구 시청광장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이르는 약 2.7km의 도로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황금정(黃金町)'이라 불렸으나, 1946년 해방 후 독립의 염원과 민족정신을 담아 을지문덕 장군의 성을 따서 '을지로'라 명명했습니다. 612년 살수대첩에서 30만 수나라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 그가 적장 우중문에게 보낸 시 "신책이 하늘을 꿰뚫으니(神策究天文)"의 지략이 이 거리에 깃들어 있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 중국 화교가 많이 거주했기에, 수나라를 무찌른 장군의 이름으로 민족적 자존심을 세우려 한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1960~70년대 을지로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부였습니다. 인쇄출판사, 조명기구상, 공구상, 귀금속상들이 밀집하며 '한국 제조업의 메카'로 불렸죠.

그런 을지로가 2016년경부터 젊은이들에게 재발견됩니다. 낡은 철공소 건물 사이 비좁은 계단을 올라 숨은 루프탑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을지면옥에서 평양냉면을 먹는 것이 '힙'한 문화가 된 것입니다. '힙지로(Hip+Euljiro)'라는 별명과 함께, 산업유산과 현대 감성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서울의 독특한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