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테헤란을 잇는 우정의 도로
명함에 이 도로명을 적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이름이 어느 도시에서 왔는지 떠올리지 않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서울로'라는 거리가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는 '테헤란로'가 있습니다.
테헤란로는 강남역에서 삼성교까지 약 3.5km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왕복 10차선 대로입니다.
1977년 6월 7일, 구자춘 서울시장과 골람레자 닉페이(Gholamreza Nikpey) 테헤란 시장이 자매결연을 맺으며 "서로의 도시 이름을 딴 도로를 만들자"는 낭만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게 서울의 '삼릉로(선릉·정릉·헌릉 세 왕릉이 있던 데서 유래)'가 '테헤란로'로 개명되고, 이란 수도 테헤란에는 'خیابان سئول (서울로, Seoul Street)'가 탄생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강남은 개발 초기였고, 이란은 석유 부국으로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로부터 50년, 테헤란로는 대한민국 IT 산업의 심장부로 거듭났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넥슨 등 굵직한 IT 기업 본사가 즐비하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꿈을 키우는 '테헤란 밸리(Teheran Valley)'—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립니다.
밤이면 고층 빌딩의 불빛이 화려하게 빛나며, 강남역 일대는 젊은 직장인과 창업가들로 북적입니다.
두 도시의 우정으로 시작된 이 길은 이제 대한민국 경제와 혁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매일 이 주소를 명함에 적는 사람들은 대개 그 이름이 어느 도시에서 왔는지 떠올리지 않은 채 하루를 시작합니다.
알고 계셨나요? 이란 테헤란에는 여전히 '서울로(خیابان سئول)'가 있으며, 이란 외교부 청사 근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에도 그 이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