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이야기
동방의 주자, 퇴계 이황의 길
퇴계로는 조선 성리학의 거봉이자 '동방의 주자(朱子)'로 불린 퇴계 이황 선생(1501~1570)의 호 '퇴계(退溪, 물러난 시내)'에서 유래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퇴계 선생은 이 거리에 직접 거주한 적이 없습니다. 그의 본거지는 경상북도 안동이었죠. 그럼에도 이 도로가 '퇴계로'로 명명된 이유는, 율곡 이이와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분이기에 율곡로와 짝을 맞추어 그의 학덕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퇴계 선생은 평생 관직을 사양하고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습니다. 그의 사상은 일본 성리학에도 큰 영향을 미쳐, 도쿠가와 막부 시대 일본 유학자들이 퇴계의 저서를 필수 교재로 삼았을 정도입니다. '성학십도', '퇴계집' 등의 저작은 동아시아 사상사의 고전으로 평가받습니다.
서울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 이어지는 퇴계로는 남산 아래를 지나며, 서울의 전통과 현대를 있는 대동맥 역할을 합니다. 그 길 위에 퇴계 선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단순히 도로가 아닌 정신의 길이기도 하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