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

동방의 주자, 퇴계 이황의 길

평생 안동에 산 사람의 호가, 그가 걸어 본 적 없는 서울 한복판 도로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주소찾기 편집팀 · · 수정 · 5분 읽기

남산 능선을 배경으로 도심 건물 사이를 지나는 늦은 오후의 퇴계로

퇴계 이황 선생은 이 거리에 직접 거주한 적이 없습니다. 그의 본거지는 경상북도 안동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남산 북쪽 기슭을 따라 난 이 길에는 그의 호가 붙었습니다. 왜 여기였을까요.

물러난 시내, 그리고 짝을 맞춘 이름

퇴계로는 조선 성리학의 거봉이자 '동방의 주자(朱子)'로 불린 퇴계 이황 선생(1501~1570)의 호 '퇴계(退溪, 물러난 시내)'에서 왔습니다.

이름이 여기 붙은 까닭은 짝을 맞추기 위해서였습니다. 율곡 이이와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분이기에, 율곡로와 나란히 놓아 그의 학덕을 기린 것입니다.

퇴계 선생은 1534년 문과에 급제해 성균관 대사성과 공조·예조판서를 지냈습니다. 다만 벼슬에 나아갔다가 물러나기를 스무 번 넘게 되풀이하며 학문과 후학 양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그의 저술은 일본에서 11종 46권 45책이 복간되어 기몬학파와 구마모토학파에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성학십도', '퇴계집' 같은 저작은 동아시아 사상사의 고전으로 평가받습니다.

퇴계로는 중구 봉래동2가 서울역 앞에서 시작해 신당동 성동고 사거리까지 4.7km를 갑니다. 남산 북쪽 기슭을 끼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길입니다.

법정동 28개를 지나는 길

여기부터는 사료가 아니라 주소 데이터입니다. 저희가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검색 API로 2026-09-15에 조회한 결과, 도로명이 정확히 '퇴계로'인 중구 주소는 664건이었습니다. 도로명코드 111403101011 하나로 묶인 값이라 퇴계로20길처럼 숫자와 '길'이 붙은 하위 도로는 모두 빠져 있습니다.

건물번호는 4번에서 시작해 463번에서 끝납니다. 1번이 아니라 4번부터입니다. 표본으로 뽑힌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4-2(남대문로5가), 퇴계로 6(남대문로5가), 그리고 퇴계로 지하214(필동2가)였습니다.

4-2에 붙은 하이픈도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건물번호는 본번과 부번으로 나뉘고, 본번 하나에 건물이 여럿 들어서면 뒤에 부번이 붙습니다.

664건 가운데 홀수 번호가 붙은 주소가 315건, 짝수가 349건입니다. 도로명주소는 도로가 나아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 홀수, 오른쪽에 짝수를 붙입니다(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7조의4 제2항). 다만 건수 차이를 한쪽에 건물이 더 많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중복을 걷어낸 서로 다른 건물번호는 314개이고 홀수 155개, 짝수 159개로 거의 같습니다. 664건 중 365건이 4-2처럼 부번을 달고 있어 행 수가 부풀려진 것입니다.

행정구역은 한쪽이 단출하고 한쪽이 복잡합니다. 시군구는 서울특별시 중구 하나뿐인데, 법정동은 28개를 지납니다. 남대문로5가, 회현동1·2·3가, 남창동, 남산동1·2·3가, 충무로1가부터 5가까지, 필동1·2가, 남학동, 주자동, 묵정동, 쌍림동, 장충동2가, 오장동, 을지로7가, 광희동1·2가, 무학동, 흥인동, 신당동, 황학동입니다.

이 28개를 한 줄로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길 양쪽이 서로 다른 동에 걸쳐 있어 번호 구간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남산동1·2·3가가 118~140번인데 충무로2가가 121~165번인 식입니다. 대신 번호대로 기억하면 편합니다. 서울역 쪽 한 자릿수대와 30번대까지는 남대문로5가, 300번대는 광희동, 400번대 후반은 황학동입니다.

우편번호는 37개로 갈립니다. 04527에서 04637까지 퍼져 있습니다. 한 도로 이름 아래 우편번호가 37개라는 말은, 송장에 '중구 퇴계로'까지만 쓰고 건물번호를 비우면 우편물이 갈 곳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항목
도로명코드111403101011
주소 건수664건
건물번호 범위4 ~ 463
홀수 / 짝수 주소315건 / 349건
서로 다른 건물번호314개 (홀 155 / 짝 159)
시군구서울특별시 중구
법정동28개
우편번호37개

표의 숫자는 전부 2026-09-15 하루에 같은 도로명코드로 뽑은 값입니다. 건물이 헐리고 올라가면 건수와 번호 범위는 바뀝니다.

퇴계로 주소 한 건을 확인하는 순서

화면 위쪽 헤더의 검색 아이콘을 누르면 검색창이 열립니다. '퇴계로 6'처럼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함께 넣으면 결과가 한 건으로 좁혀집니다.

결과 카드에는 도로명주소·지번주소·영문주소·우편번호가 한 화면에 나옵니다. 해외 쇼핑몰 주소 폼을 채우는 중이라면 영문주소를, 등기 서류를 옮겨 적는 중이라면 괄호 안 동 이름이 붙은 지번주소를 그대로 복사하면 됩니다. 건물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면 건물명으로 검색해도 같은 카드가 나옵니다.

흔한 실수: '지하'를 빼고 적는 것

표본에 퇴계로 지하214가 있었습니다. 오타가 아닙니다.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건물등이 지하에 있는 경우에는 건물번호 앞에 '지하'를 붙여서 표기한다"고 정합니다. 지하철역 출입구나 지하상가가 흔한 예입니다. 지하214는 충무로역 3·4호선 구역으로 우편번호는 04625입니다.

여기서 '지하' 두 글자를 빼면 어떻게 될까요. 664건을 뒤져도 퇴계로 214번 지상 건물은 없습니다. 검색창은 알아서 지하214를 찾아 주지만, 등기 서류나 택배 송장에 '퇴계로 214'라고 적으면 실재하지 않는 번호를 적는 셈입니다. 결과 카드에 찍힌 '지하214'를 글자 그대로 옮겨야 합니다.

'퇴계로'와 '퇴계로NN길'을 섞어 쓰는 실수도 잦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로 검색하면 3,763건이 나왔지만, 도로명이 정확히 '퇴계로'인 것은 664건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이름이 비슷한 다른 도로입니다.

충무로나 명동 쪽에서 퇴계로를 걸을 일이 있다면 눈에 띄는 건물의 도로명판 번호를 검색창에 넣어 보세요. 4번부터 463번 사이 어디쯤인지, 28개 법정동 중 어디에 속하는지 바로 나옵니다.

알고 계셨나요? 퇴계 이황 선생은 1천원권 지폐의 주인공입니다. 2007년 발행된 현행 지폐 뒷면에는 겸재 정선이 퇴계가 머물던 도산서당 일대를 그린 《계상정거도》가 실려 있습니다. 도산서원 그림이 뒷면이던 것은 1983년부터 쓰인 구권입니다. 퇴계의 사상은 일본 에도시대 성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일본 학자들은 그를 '조선의 주자'라 부르며 존경했습니다. 그의 저서 '성학십도'는 임금이 성현의 학문을 닦는 길을 10장의 그림으로 요약한 것으로, 교육학적으로도 뛰어난 저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퇴계로 주소에 왜 지하214처럼 지하가 붙나요

건물이 지하에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건물등이 지하에 있으면 건물번호 앞에 '지하'를 붙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지하상가나 지하철역 출입구가 흔한 예입니다. 2026-09-15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검색 API 조회 표본에도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지하214(필동2가)'가 들어 있었고, 같은 조회의 664건에 퇴계로 214번 지상 건물은 없었습니다. '지하'를 빼고 '퇴계로 214'라고 적으면 실재하지 않는 번호가 되니 그대로 옮겨 적어야 합니다.

퇴계로 우편번호가 여러 개 나오는데 어느 게 맞나요

퇴계로 한 도로에만 우편번호가 37개 붙어 있습니다(2026-09-15 조회 기준, 04527~04637 사이). 도로명까지만으로는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건물번호를 끝까지 적어야 우편번호 한 개가 정해집니다. 검색창에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함께 넣으면 결과 카드에 그 건물의 우편번호가 나옵니다.

퇴계로 건물번호는 몇 번부터 몇 번까지인가요

4번에서 463번까지입니다(2026-09-15 조회 기준, 도로명코드 111403101011). 시작이 1번이 아니라 4번이고, 표본의 첫 주소인 퇴계로 4-2처럼 본번 뒤에 부번이 붙는 번호도 있습니다. 전체 664건 중 홀수 번호 주소가 315건, 짝수 번호 주소가 349건입니다. 부번을 걷어내고 세면 서로 다른 건물번호는 314개(홀수 155개, 짝수 159개)로 양쪽이 거의 같습니다. 도로 진행 방향 왼쪽이 홀수, 오른쪽이 짝수입니다.

퇴계로는 어느 동을 지나가나요

서울특별시 중구 한 곳에 속하지만 법정동은 28개를 지납니다. 남대문로5가, 회현동1·2·3가, 남창동, 남산동1·2·3가, 충무로1~5가, 필동1·2가, 남학동, 주자동, 묵정동, 쌍림동, 장충동2가, 오장동, 을지로7가, 광희동1·2가, 무학동, 흥인동, 신당동, 황학동입니다(2026-09-15 조회 기준). 같은 퇴계로라도 건물번호에 따라 괄호 안 동 이름이 달라집니다.

퇴계로와 퇴계로NN길은 같은 길인가요

다른 길입니다. 숫자와 '길'이 붙은 이름은 본 도로에서 갈라져 나온 별개의 도로여서 도로명코드부터 다릅니다. 2026-09-15 조회에서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로 검색하면 3,763건이 나왔지만 도로명이 정확히 '퇴계로'인 것은 664건뿐이었습니다. 또 퇴계로는 서울 중구 말고 다른 지역에도 있으니, 시군구까지 함께 적어야 주소가 한 곳으로 정해집니다.

참고 출처

이 글에 나온 주소를 여기서 바로 돌려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