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붓의 향기가 흐르는 골목
초록 원 안에 한글로 쓴 커피 간판, 그 옆은 붓을 파는 필방입니다. 약 700m 골목의 규칙이 그렇습니다.

인사동길의 스타벅스 간판에는 영어가 없습니다. 초록 원 안에 한글로 '스타벅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인사동길은 종로2가 탑골공원 옆에서부터 안국동 사거리까지 약 700m에 이르는 활처럼 휜 모양의 골목길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찾는 '한국 전통문화의 1번지'로 유명합니다.
'인사동(仁寺洞)'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한성부 관할 구역이었던 관인방(寬仁坊)의 '인(仁)'과 대사동(大寺洞)의 '사(寺)'가 합쳐져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지명입니다.
이 길은 원래 물길이었습니다. 조선시대 북악산에서 흘러내린 삼청동천이 탑골공원 방향으로 흐르던 개천 복개도로였죠.
일제강점기에 몰락한 양반들이 생계를 위해 집안의 도자기나 서화, 고가구 등을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골동품 상점들이 하나둘 들어선 것이 지금 상권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화랑(갤러리)들이 모여들고, 표구사, 필방, 한지 상점, 전통 찻집들이 자리를 잡으며 명실상부한 문화 예술의 거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인사동길의 가장 큰 특징은 '한글 간판'입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나 화장품 로드샵도 인사동에서는 조형미를 살린 한글 로고를 달아야 합니다.
미로처럼 뻗어 있는 좁은 샛골목 사이사이로 숨겨진 한옥 식당과 전통 찻집을 찾아내는 것도 인사동길을 걷는 큰 묘미입니다.
샛골목을 돌아 다시 큰길로 나오면 붓을 파는 필방 옆에 한글로 쓴 커피 체인 간판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이 골목에서는 그 순서가 뒤집히지 않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2001년 인사동에 문을 연 스타벅스 인사점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최초로 영어(STARBUCKS)가 아닌 자국어(스타벅스) 간판을 단 매장입니다.